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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스토리가 없다?] 2편 - “천운을 타고난 로맨티스트 원클럽맨” 경남FC 최영준(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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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원영 쪽지보내기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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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라 나중에 시간나면 손 봄)


5년 동안 한 팀에서만 뛴 선수가 있다.

15년도 아니고 겨우 5년? 
보통의 축구팀에선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매년 선수단이 대폭 바뀌는 K리그 시도민구단 사정을 생각한다면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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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바로 경남FC 최영준이다.

번외지명 

2010년 건국대 1학년 최영준은 K리그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구단에서 미리 연락을 받곤하나 대학 무대에서 겨우 1년을 뛴 최영준에게 다가온 구단은 없었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과감한 선택이었다.

그래도 최영준은 속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4순위 지명은 받겠지”

그리고 그에게는 또 하나의 꿈이 있었다.
바로 고향팀인 경남FC에 입단 하는 것.

1순위...2순위...3순위...
시간이 흐르고 흘러 6순위 지명이 끝났지만 최영준의 이름은 없었다. 
마지막 번외지명만이 남았다.
*번외지명이란 드래프트 1~6순위에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이 연습생 신분으로 1년 단기 계약을 맺고 입단하는 시스템이다.

최.영.준
드디어 그의 이름이 불렸다. 그를 뽑은 팀은 바로 경남FC
그렇게 그는 4순위 지명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그렇게 입단하고 싶던 경남FC에 입단하게 되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 온다.

경남에 입단하여 몸을 만들어 나가던 최영준에게 터키로 동계 전지훈련을 간다는 소식이 들렸다. 
“드디어 나도 프로 선수로써 훈련을 받는구나” 들뜬 마음으로 터키로 떠날 날만 기다렸다. 난생 처음 여권까지 발급받으며 비행기 탈 날만 기다렸다.
하지만 곧 그의 기대를 무참히 깨부수는 소식이 들렸다.
알고보니 해외 전지훈련은 30명 남짓의 선택받은 선수들만이 갈 수 있었다.
번외지명 연습생 신분, 최영준은 팀에서 2군도 아닌 사실상 3군 선수.
최영준은 함안에 남아 겨울을 보내야했다. 아쉽지만 현실을 받아들였다. 최영준은 그저 묵묵히 뒤에서 땀을 흘렸다.

그런데 전지훈련을 앞두고 가졌던 기적(?)같은 일이 생겼다.

연습경기에서 선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감독은 선수를 지적했고 지적에 화가 난 선수는 감독에게 대들었다. 흔한 신경전이었다.
이후 감독은 이 선수를 교체를 했고 질책성 교체에 더욱 화가 난 선수는 벤치로 돌아가지 않고 반대편으로 나가버렸다.
그때만 해도 최영준은 몰랐다. 이 사건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잠시후 최영준은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들었다.
기싸움을 하던 선수가 터키 전지훈련에서 빠지고 그 자리에 최영준이 대타로 뽑혔다는 것.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주어진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이 모든 일이 출국을 하루 앞두고 생겼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 온다 2

비록 터키 전지훈련에 참가는 했지만 최영준에겐 여전히 기회가 없었다.
하루 2경기씩 가지던 연습경기, 최소 22명이 뛰는 상황에도 최영준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최영준은 슬프지 않았다. 
즐겁고 신기했다. 그저 터키에 있다는 자체가 행복했고 언젠가는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오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다만 최영준이 무작정 기다린 것은 아니다.
괜히 코치들 앞에서 공 한번 더 차고 남들 쉬는 시간에 운동장으로 나가 개인훈련을 하는등 자신의 존재감을 요령껏 표출했다.

그렇게 4주 전지훈련 중 절만인 2주가 지나고...
3주차 연습경기에서 경남은 전반에만 4골을 실점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당시 경남에는 루시오라는 브라질 외국인 선수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갑자기 부상을 입은 것 같다며 자신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사실 꾀병이었다. 하지만 루시오는 에이스 선수였기에 벤치에서 교체 요청을 받아들였고 대체 선수를 불렀다.

“최영준 들어가”
드디어 최영준의 이름이 나왔다.
또 다시 우연히 찾아온 기회, 놓칠 순 없었다. 그리고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최영준은 코치들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려나갔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 온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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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의 전지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시즌에 들어갔으나 최영준은 리그 경기에 나갈 수 없었다.
당시 경남에는 K리그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윤빛가람을 중심으로 김영우, 김태욱 등 리그에서도 수준급인 선수들이 중원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었기때문

그런데 또 다시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다.
아니, 사실 기적은 아니다. 비극이다.

바로 2011년 한국 프로스포츠계를 강타한 “K리그 승부조작”이 터진다.
경남에서도 승부조작 연루자가 나왔고 그 중 경남 중원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던 선수도 있었다. 선수 이탈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경남은 급히 대체자를 물색했으나 대체 선수 역시 승부조작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며 경남의 중원에는 엄청난 공백이 생기게 된다.

너무나도 슬프고 화나는 사건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최영준에게는 기회가 되어 돌아왔다.
앞서 뛰던 선수들의 실력이 워낙 뛰어났기에(농담이 아니라 당시 K리그에서 그 선수도 곧 대표팀 가겠구나라며 엄청난 호평을 받던 선수, 하지만 승부조작러) 신인 최영준이 공백을 메우기엔 부족했으나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으며 무려 17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연습생 신화의 주역이 되다

2011년 17경기를 뛰며 가능성을 본 최영준에게 경남은 정식 계약을 제안하게 된다. 

이쯤되니 신기한게 아니라 슬슬 무서워진다.
프로에 입단하고 불과 6개월 만에 정말 말도 안되는 일들이 생겼고 그 일들로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정식 계약까지 맺으며 연습생 신분을 탈출한다.
그야말로 축구선수가 되어야만 하는 천운을 타게 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2012 시즌을 앞두고 경남 스쿼드에는 큰 변화가 생기는데 핵심 자원이던 김영우(11시즌 여름 이적) 윤빛가람 서상민 등이 팀을 떠나고 유망한 선수이던 강승조(11시즌 여름 영입) 조재철과 베테랑 유호준 강민혁 등을 영입하며 중원이 대폭 물갈이 된다.

많은 선수들이 들어왔으나 최영준도 이제는 무난히 해외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릴 선수가 되었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너무 많은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잡는데 힘을 다 써버린걸까?
최영준은 전지훈련에서 기대치에 비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결국 벤치로 밀렸났다.

그렇게 벤치에서 시작한 2012 시즌, 기회는 귀신같이 또 최영준에게 찾아온다

“연패” 
팀이 연패에 빠졌다.

위기는 곧 기회, 연패를 벗어나기 위해 벤치에서는 선수 명단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고 최영준에게도 그렇게 선발의 기회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는 또!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혹시 2011년 아시안컵을 기억하는가?
당시 대표팀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선수가 있으니 바로 “이용래”이다.
이용래 역시 경남FC에 “번외지명”으로 입단하여 국가대표까지 올라가는 “연습생 신화”를 쓴 선수이다. 마침 최영준 역시 경남FC에서 번외지명으로 입단했고 두 선수는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물론 플레이 스타일은 매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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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이 투입되고 경남은 안정세로 돌아섰고 당시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게 된다. 또한 FA컵에서도 결승까지 진출하며 그야말로 시도민구단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그렇게 최영준은 “제2의 이용래”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또 다른 “연습생 신화”를 써내려갔고 프로 데뷔 2년 만에 최고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로맨티스트, 흔들리다

항상 행운이 따른 최영준의 프로 생활
이쯤되면 한번쯤 시련과 좌절이 찾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 왔다.

경남FC의 흑역사란 흑역사는 죄다 만든 안종복 대표가 부임한다.(feat. 홍준표)

2015년에 밝혀진 심판매수, 구단 자금 횡령 등 각종 나쁜 일이란 일은 다 이때  터진 일들이다.

팀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성적은 급격히 나빠졌고 선수간의 신뢰가 사라지기 시작하며 서로를 견제하는 불편한 생활이 지속되었다. 선수 본인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않았으나 최영준 선수 개인이 분노한 일도 생겼다.

너무나도 힘든 시기였다.
2시즌을 절망 속에서 보내며 팀에 대한 애정도 급격히 식어갔다.
10년을 넘게 사랑해온 경남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마침 계약기간도 끝이 나고 있었다. 
타 팀 이적과 군 입대(경찰축구단)를 놓고 고민을 하다 군 입대를 택했다.

그렇게 군 입대를 앞두고 잠깐의 휴식을 보낼 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구단을 망친 대표가 팀을 떠난 다는 것. 그리고 구단에서도 곧바로 최영준을 찾아 왔다.
“다시 시작하자. 군대 다녀오면 모든 일이 정리되어있을거야”
최영준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경남이 아니였다면 나는 성장할 수 없었다. 항상 경남에 감사한 마음이다” 최영준은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그렇게 최영준은 훈련소 입소 2일을 남겨두고 경남과 재계약을 맺었다.

다시 경남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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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경찰축구단)에서 뛰면서도 항상 경남을 챙겼기에 팀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2년이 지나 돌아온 경남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되어있었다. 기대 이상으로 팀이 좋아져있었다.
선수들은 예전같이 가족처럼 지내고 있었고 선수들은 오롯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내가 알던 경남이 돌아왔구나”
최영준은 그 누구보다도 기뻤다.

2017년
어느덧 7년차의 중견급 선수로 성장한 최영준은 경남의 기둥이 되었다.
최영준이 있어야 경남은 경남다운 축구를 할 수 있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말컹에게 집중된 상황에서 김종부 감독은 최영준의 공이 매우 크다며 그를 칭찬했고 그도 칭찬에 응답하듯 언제나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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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좋은 활약을 했다는 증명하는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타 팀에서도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최영준은 그동안 에이전트 없이 활동 해왔는데 그의 활약을 본 에이전트들이 먼저 찾아와 본인과 계약을 맺을 수 없냐는 제안을 받았다.

팀은 우승을 했고 선수는 시장의 인정을 받았다.
(전문성 떨어지는 투표인들 탓에) 연말 시상식에서 무관에 그쳤지만 축구계에서는 2017 K리그 2(챌린지) 최고의 미드필더는 최영준이라 말한다.

그리고 최영준은 2018년 다시 한 번 경남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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